last update: 20171117
법적 능력(장애인 권리 협약 제12조)와 성년 후견 제도를 테마로 한 장애학 국제 세미나 2016을 9월 22일과 23일에 리츠 메이칸 대학의 오사카 이바라키기 캠퍼스(OIC)에서 개최했다. 2010년 한일의 틀에서 시작된 본 세미나는 2014년에는 중국의 시민 사회의 참여를 얻어내고, 한중일의 장애학에 관한 논의와 대화의 자리가 되었다. 올해는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되어 대만이 참여한 것이 큰 특색이다.
테마주제인 장애인 전원에 대한 법적 능력 확보는 장애인 권리 협약 중 핵심 부분중 하나이고 국제적으로도, 동아시아에서도 큰 과제이다. 이 조약의 국제적 모니터링 기관인 장애인 권리 위원회(내년부터 시즈오카 현립 대학 이시카와 준 교수가 참여)가 특정조항문에 대한 해석을 다룬 「일반적 의견」의 첫 주제로 "법적 능력"을 다룬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번세미나에서는 참가국인 한국 중국 대만 그리고 일본의 “장애인의 법적 능력 현황과 과제”의 일부를 밝혔다. 프로그램과 발표 자료를 참조 바란다.
3개국어의 동시 통역이나 자료 준비, 수화와 문자통역을 제공하는 것등을 통해 "유엔수준"의 회의라는 칭찬의 말을 듣거나 "다음에 개최할 나라는 넘어야 할 기대치가 높아졌다"라는 말을 들고 매우 기뻤다. 참가자 설문결과를 봐도 대체로 높은 평가였다.
나는 사전 준비의 총괄과 당일 종합 사회를 맡았는데 준비가 시작되던 세미나장소에 전날 오후에 갔을 때 다른 스탭이 "이미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난다"는 말을 했다. 한국 6명, 중국 7명, 대만 10명 게다가 홍콩에서 3명이 참가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다른 국제 회의와 마찬가지로, 각국·지역과 사전에 다양한 연락과 조율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특히 한국어, 일본어, 그리고 중국어로 개최하기 위해 사전에 파워 포인트 파일이나 원고의 취합과 원고번역에는 신경을 썼다. 3개 국어로의 자료 준비를 더 복잡하게 만든 요인은 중국 대륙에서 사용되는 간체자와 대만과 홍콩에서 사용되고 있는 번체자의 차이다. 그러한 준비도 거의 예정대로 진행되고 걱정했던 태풍 16호의 영향도 없이 세미나 전날을 맞이한 안도감이 얼굴에 드러났는지도 모른다.

유니트 화장실 입구의 이찬우씨
그러나 그렇게 모든 일이 쉽게 풀리지마는 않았다. 해외 손님이 묵는 OIC세미나 하우스의 프론트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좀전에 방까지 안내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한국의 게스트 이찬우 씨가 유니트 화장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장 방을 다시 방문했다. 확인해보니 유니트 화장실의 입구보다 휠체어 폭이 좀더 넓어 휠체어를 타고는 들어갈 수 없었다. 입구 턱은 도우미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지만 입구의 폭은 문제였다. 초대한 입장인 나로서는 매우 초조했다. 화장실은 프론트 옆의 배리어프리 화장실을 이용해서 해결할 수 있지만 이 씨가 묵는 4박 5일 간 전혀 땀을 흘리지 않을 수는 없다.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큰일이다"싶었다.
신설된 OIC세미나 하우스에 애초에 베리어 프리로 화장실이나 욕실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이 하나도 없다는 것부터가 솔직히 부끄럽다. 그러나 이씨의 휠체어 폭과 입구의 폭을 확인못한 자신의 마무리에 부족함을 깊이 새기고 이제서라도 베리어 프리 방을 찾기위해 이바라키시 안밖의 호텔에 다급하게 문의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씨의 제안으로 "유니트 화장실의 문을 빼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나서야 해결이 되었다. OIC지역 연계실의 지원에 힘입어 문을 빼게된 것이다. 이는 바로 장애인 권리 협약 비준에 필요한 조치로서 성립하며 올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차별 해소법이 요구하고 있는 장애에 따른 변경이나 조정을 의미하는 "합리적 배려"로서 대응이었다.

태양의 탑 앞에 한국・홍콩게스트
열띤 논의를 포함해 충실했던 세미나가 끝난 23일 오후에 참가자의 일부를 만국박람회 기념 공원으로 안내했다. 모처럼의 기회라 생각되어 태양의 탑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OIC에서 가까운 오사카 모노레일의 우노베 역에서 엑스포 공원 앞 역까지 불과 한 역 정도로 가까웠다. OIC에서 우노베 역까지는 휠체어가 이동 할 수있는 동선이 확보되어 있었다. 우노베 역에서는 동행한 휠체어 이용자 두명도 자력으로 차질 없이 기차에 탈 수 있었다. 오사카 모노레일의 배리어 프리 평가가 높은 이유도 알만했다. 조약 제9조의 접근성(배리어 프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테마주제 이외에도 잊지 못할 회의가 되었다. 이번 세미나 관계로 내가 가장 놀란 것은 중국의 젊은 참가자 두 사람(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박사과정중인 학생들이 각각 참여)이 세미나가 끝난 후 돗토리로 간 것이다. 돗토리는 명탐정 코난의 성지라 한다. 알고 보니 어느새 공항이름에도 코난이 붇여져 있다. 중국 사람에게 코난과 돗토리에 대해서 배운 것은 의외였다. 이 또한 동아시아의 장애학 국제 세미나의 묘미이다.
장애학에 입문한 지 20년이 되어 버렸다. 내게 장애학의 매력은 연구와 실천이 한 몸이라는 점에 있다. 내년의 장애학 국제 세미나는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나가세 오사무長瀬 修 (기누가사종합연구기관 교수(특별초빙연구교수))
*번역:안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