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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노 아끼히로(杉野昭博)『장애학――이론형성과정』역자후기」

Japanese Page


■저자:스기노 아끼로히로 杉野昭博
■역자:정희경 (鄭喜慶)


이 책은 스기노 히로아끼(杉野博昭)의 [障害学-理論形成と射程]라는 책으로 2007년에 동경대학출판회(東京大学出版会)에서 간행된 책의 번역서이다. 2007년 간행당시 일본의 장애학계에서 커다란 반응을 불러 일으켰으며, 일본에서 최초로 간행된 대학원 수준의 이론적 교과서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초판발행 이후 전문서적으로는 보기드물게 3,800엔 이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팔리고 있다. 특히 대학원에서 장애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사이에는 필독도서로 불리워 지고 있다고도 한다.
역자가 이책을 처음 접하게 된것은 2007년으로, 장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전문서적과 번역서에 심취하면서 였다. 책 내용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오랫동안 자립생활운동과 당사자주권에 대해서 공부해왔기 때문에 책의 내용에 접근하기 쉬웠으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이 책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역사적 서술을 들 수 있다. 체계적으로 장애학의 이론이 어떻게 만들어 졌고 발전되어 왔으며, 내/외부적으로 어떤 비판들이 있었고, 그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 장애학이 성장해왔는지에 대한 내용이 시대별, 국가(영국, 미국,일본)별, 인물별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정치적 성향이 강한 영국의 장애학과 의료사회적이며, 문화인류학적 측면이 강한 미국의 장애학이 어떻게 재활학의 틀속에서 성장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저자는 역사적 자료를 기본으로 분석하고 평가 해 놓았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장애학을 체계적으로 잘 읽어 낼 수 있는 부분이 역자를 번역으로 까지 이끌어 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장애학에 접근하는 방법들이 다양해졌다. 외국에서 장애학학위를 취득한 연구자들이 귀국해서 활동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역시 장애학관련 번역서적과 서적의 출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06년 윤삼호씨는 [장애화 정치][장애학 개론]등 3권의 영국 장애학서적을 번역했고, 2009년에는 조원일교수님에 의해 [장애학에의 초대]라고 하는 일본의 장애학 책이 번역 출판 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에 한국 최초의 장애학 서적이라고 하는 김도현씨의 [장애학함께 읽기]가 출판되었다. 한국의 장애학발전을 위해서 반가운 일이였다. 그러나 이 책들훌륭하지만 장애학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기에는 좀 난해한 책들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이유는 간단하다. 영국책이나 일본책은 장애학의 역사를 다 알고 있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씌여진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저자가 우리와 같은 타인(외국인)의 입장에서 미국이나 영국의 장애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지침서가 될 만한 책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4년간의 준비를 통해 탄생된 책이다. 더욱이 영미의 장애학을 탐색하고 분석 평가해 놓은 부분은 독자가 이 책을 끝까지 읽어 보고 싶도록 유도 하고 있으며, 완독했을 때는 지식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책의 서장과 끝장인 6장에서는 일본 장애학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학생신분으로 한해에 두 권의 책을 번역하게 되었다. 첫번째 책인 [생의 기법-가정과 시설을 나와 살아가는 장애인의 사회학]은 장애인단체의 리더들이나 장애인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읽어 주길 바랬다. 특히 장애인개호파견제도나 장애인연금과 수당은 세계적 수준인 일본의 현황과 이러한 것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40-50년에 걸친 장애인들의 피나는 투쟁의 역사가 가까운 나라에 있었음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의 사상이나 이론이 결코 영미에 뒤지지 안음에 대해서도 알리고 싶었다.
두번째인 이 책은 장애학을 연구하고 싶거나 입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시작이 이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감히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꼭 읽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바로 장애인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이다. 그들은 장애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며, 최저의 보수를 받고 장시간의 노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그들의 고민은 늘 깊고 현실적이며, 때론 철학적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과 가끔 술잔을 같이 기울이며 고민을 나누지만 그들에게 이 책이 그 곳을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있어야 할 이유중에 하나가 된다면 역자로서 무척 기쁠거 같다.

번역을 끝내면서 번역자로서 역부족이였던 부분들, 특히 학문들에 대한 지식의 한계등으로 인해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있음에 대해서 미리 사죄를 드리며,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비판과 의견을 기대한다. 그리고 이 책의 참고문헌들이 대부분 영문이었기 때문에 영문과 일본어를 같이 본문에 넣어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저자의 의도 였으며 영문을 직역한것이 아니라 의역한 것이었다. 역자는 저자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영어보다는 일본어에 충실하면서 번역했으며, 역자가 의역한 부분도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다. 그러다 보니 영문만을 읽었을때와 의역한 부분을 읽었을때의 의미가 다를 수 있음에 대해서도 양해를 부탁드린다.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다. 이 책이 동경대학출판회에서 출판했다는 사실과 저자의 지명도로 인해서 한국의 유명한 출판사에서 출판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역자에게 기꺼이 번역할 기회를 주셨다.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번역으로 검증이 안된 역자에게 2권이나 출판의 기회를 주신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출판부의 편집부와 번역이라고 하는 힘겨운 작업을 하는 내내 정신적으로 크게 지지를 해 주신 서인환총장님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10년동안 한일장애인교류의 통역과 강연회를 통해서 그리고 장애인복지의 현장에서 역자와 소통하고 역자의 말에 귀기울어준 많은 선후배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2010년10월 교토에서 정희경

 


*작성:鄭喜慶 (정희경)
UP:20101211 R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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