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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사회적 배제 경험에 관한 연구――세대별 노동과 교육, 복지서비스를 중심으로――」

김경미・신유리・전정식 20130322  『장애학국제세미나2012――한국과 일본의 장애와 병을 둘러싼 논의』,생존학연구센터보고20,pp.189-208
[Japanese]

last update: 20131022


「장애인의 사회적 배제 경험에 관한 연구――세대별 노동과 교육, 복지서비스를 중심으로――」


김경미(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부교수)
신유리(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강사)
전정식(서강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수료)


1. 서론

최근 사회복지정책에서 주시되고 있는 사회적 배제개념은 이미 1980년대 유럽의 사회적 소수자 집단이나 취약계층이 직면한 빈곤이나 복합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접근방법으로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장애학자들이나 장애운동가들에 의해 차별과 불평등, 편견 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가해지면서 장애복지정책에 주요하게 적용되어 왔다. 이러한 사회적 배제는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과 유사 개념으로 장애복지정책에 주요 관점으로 활용되어 왔지만 그 차별성이 확연히 존재하는 개념이다.

우선, 사회적 배제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이론적 논의에서부터 거시적인 차원까지 논의되어 왔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배제의 개념화 연구, 빈곤의 다면적인 특성, 빈곤과의 상호관련성 및 사회적 배제요인 규명 연구(박병현・최선미, 2003; 윤성호, 2005; 이정은・조미형, 2009; 김교성・노혜진, 2008; 김수완, 2009; 노병일・손정환, 2011; Davidson and Carr, 2010; Foley and Chowdhury, 2007), 사회적 배제지표 개발연구들(강신욱, 2005, 2006; Todman et al., 2009)이 수행되었다. 또한 사회적 소외집단의 사회적 배제실태 및 양상을 규명하는 연구(송다영, 2003; 유현숙․곽현근, 2007; 배화옥•김유경, 2009; 최종혁 외, 2010; Redley, 2009; Hunter and Jordan, 2010; O'Grady, Pleasence, Balmer, Buck and Genn, 2004), 국가간 비교, 복지정책과 관련제도의 사회적 배제구조 및 양상, 사회적 배제 극복 전략 및 정책연구(심창학, 2004; 문진영, 2008, 2010; 김안나, 2007; 유동철, 2011; Secker, 2009; Arthurson & Jacobs, 2009) 등이 수행되었다. 하지만 장애인 또는 장애현상에 대해 사회적 배제 개념으로 접근한 연구는 아직까지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실증적 연구로서 연구자의 관점과 실험적인 틀에서 현상을 분석하여 장애인 당사자들의 관점에서 해석되는 사회적 배제 현상의 보편적이고 특수한 경험들을 배제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사회 현상의 역동성, 다차원성, 관계성 등을 실제적으로 규명하기에는 일천한 수준이다. 특히, 이들 실증적 연구들은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에서 달리 구성되는 장애인의 실제적인 배제 경험들을 왜곡할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 장애인 개인의 주체성을 배제하고 이들의 경험을 억누르는 학문을 생산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본 연구는 생애과정에서 장애인들이 직면한 복합적인 불이익 상황에 대해 경제적인 관점이나 장애패러다임이라는 단일차원의 접근을 벗어나 다차원적인 사회적 배제 개념으로 접근하고자한다. 특히 본 연구는 세대별 장애인들의 배제 경험 즉, 1950, 60년대 세대와 1970년, 80년대 세대로 구분하여 이들 간의 노동, 교육, 복지서비스영역에서의 배제 경험의 차이는 어떠하며, 참여를 가능케 한 기제, 그리고 배제 극복을 위한 개인적 사회적 자원 및 전략 등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렇게 본 연구는 세대별 배제 경험을 규명함으로써 세대별로 차별적인 사회통합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질적 연구방법 중 1950년, 60년 세대와 1970년, 80년 세대의 노동과 교육,복지서비스 영역에서의 세대 간의 배제 경험을 심층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생애사적 연구방법을 채택했다.

이러한 본 연구는 생애사적 관점에서 장애인의 사회적 배제 경험을 조망함으로써 사회 배제 극복을 위한 잠재적인 자원과 전략을 포착할 수 있다. 특히 본 연구결과는 장애인의 세대별 배제 경험에 관한 실제적인 자료로 세대별 차이를 고려한 배제극복전략과 사회통합 방안마련에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2. 문헌고찰

1) 사회적 배제의 개념화

사회적 배제는 처음에 막스 베버에 의해 사회적 폐쇄(social closure)에 의한 형태로 이해되었지만,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경험하는 억압이나 희생, 분리 문제 등에 대한 분석적 차원으로 발전되지 못했다. 그러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당시 프랑스의 경제기획성의 책임자였던 피에르 마세(Pierre Masse)에 의해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하였고, 이후 르노와르(Lenoir, 1974)가 사회적 배제에 관한 인식의 지평 확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르노와르의 언급 이후 프랑스 정부는 배제된 자들을 통합 혹은 편입하기 위한 사회복지 서비스의 기능 변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심창학, 2001; 191-192). 그러다가 사회적 배제라는 개념은 1980년대 이후부터 유럽사회에 발생되는 순환적인 실업, 사회적 고립, 연대쇠퇴, 노동시장 및 사회적 네트워크의 붕괴현상까지 다룰 수 있는 포괄적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사회적 배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신빈곤 혹은 복잡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면서 개념을 규정하는 이론적인 차원의 논의부터 실증적 연구를 통한 관련 요인 규명, 측정지표 개발, 국가 간 비교 등의 정책적인 차원까지 중요하게 전개되어 왔다. 하지만 사회적 배제 개념은 국가와 사회, 맥락 등에 따라 상이하고 다양하게 정의됨으로 개념규정에 합의점을 모으는 것이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배제 개념은 오늘날 빈곤과 불이익문제에 대한 다차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는 데는 사회적 합의를 모으고 있다.

사회적 배제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적으로 다면적인 의미를 지니며 그러한 다면성만큼 개념규정에 모호함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배제의 공통된 구성요소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일반적으로 설정되고 있다. 사회적 배제의 구성요소는 다차원성(multi-dimension), 관계성(relativity), 역동성(dynamic), 행위성(agency)으로 지적되고 있다(Atkinson and Hills, 1999; Silver and Miller, 2002; Room, 1995; Silver,1994; Richardson and le Grand, 2002; 국가인권위원회, 2004; 문진영, 2004).

이렇게 사회적 배제 개념의 공통된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그 개념을 규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배제는 경제, 정치, 문화, 지리, 공간, 법적인 영역 등에 나타나는 다차원적 현상이다. 이 다차원성은 물질적 영역과 비물질적 영역을 모두 포괄하며 영역 간에 중첩되어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발생시킨다. 둘째, 사회적 배제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구조와의 관계 속에 발생되고 재생산되는 관계성을 지닌다. 즉, 사회의 권력 주변부에 위치한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자원접근이나 기회에서 불평등을 가하는 관계방식에 의해 배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성은 사회구성원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셋째, 사회적 배제는 과거의 조건과 경험이 현재와 미래의 개인이나 집단의 조건을 형성토록 하는 누적과정인 역동성(dynamic)을 지닌다. 사회적 배제는 이렇게 시간성을 감안하며 그 흐름 속에서 누적되어 나타나는 방식을 취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배제는 개인과 집단을 주류사회의 질서와 규범으로부터 유리시키고분리시키는 행위 주체(agency)가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행위를 기획하고 재생산하는 주체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문진영, 2004).

이상에서 살펴본 사회적 배제의 공통된 구성요소 및 특성을 재구성하여 그 개념을 정의해 보면, 사회적 배제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사회, 정치, 경제, 문화적 권리를 박탈하고, 자원접근을 제한하여 이들을 사회의 주류질서로부터 분리하는 역동적인 사회적 과정이다. 이 과정에는 노동, 주거, 사회보장, 교육, 건강, 교통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배제가 서로 중첩되거나 상호작용에 의해 더욱 강화되고 이 속에서 개인들은 깊은 상실감과 소외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2) 한국의 장애인에 대한 정책과 서비스의 변화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의 사회적 권리확보를 위한 노력은 가장 최근의 20년간에 진행되었다. 이러한 장애인에 대한 정책은 노동시장, 교육, 여타 사회활동의 참여의 제한과 배제를 해소하고 사회통합과 사회참여 확대를 그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 한국사회의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 당사자들의 욕구와 사회운동을 통해 획득된 것으로서 장애운동의 역사적 맥락을 통해서도 고찰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고용과 교육정책, 그리고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가능케 했던 관련 정책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장애인의 사회적 배제와 참여의 세대별 차이를 이해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한국에서 장애인 집단과 관련된 정책의 출발점은 1950년대 시행된 군사원호정책이다. 이에 나아가 상이군경이라는 제한된 집단이 아닌 일반 장애인집단에 취해진 장애관련 정책의 시작은 1977년 특수교육진흥법에 근거한 특수교육진흥정책이다. 정책의 주요 내용은 국공립무상교육, 특수학급보조, 불이익처분금지, 특수교원에 관한 사항 등이었다(特殊敎育振興法, 1977.12.31). 대한민국의 장애인관련 기본정책들은 1981년 6월 5일 심신장애자복지법의 제정과 더불어 언급된다. 법에서 언급된 정책의 내용들은 복지조치, 보장구, 고용촉진, 편의시설, 복지시설의 설치였다(心身障碍者福祉法, 1981.6.5).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선언적이고 명시적일 뿐 실질적이지는 않았다. 특수교육진흥법과 심신장애자복지법은 국가 혹은 정치적 이해의 산물이었다. 1980년 세계장애인의 해 준비과정에서 두 정책은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만들어졌다. 두 법은 몇 가지 강구 조항들도 형식미를 갖추고 있을 뿐 집행력 있는 내용을 담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무런 정책적 함의를 지니지 못한 바는 아니다. 1980년대 이후 두 정책에 근거하여, 특수학교의 설립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교육이 시작되었고 장애인에 대한 장애수당지원, 저가의 보장구지원 등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것이 장애인 전반의 사회적 배제완화와 참여증진에 끼친 영향은 미미했다.

교육영역에의 참여를 가져온 정책적 계기는 199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다. 공교육 및 사교육 참여에서 많은 제약을 갖는 장애학생들은 대학입학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의미있는 지표로 이는 확인 가능하다. 2008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나타난 장애인의 교육정도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33.0%, 고등학교 24.4%, 중학교 15.9%, 무학 16.5%, 대학이상 10.2%순으로 나타난다. 무학을 포함한 중학교 이하의 학력인 65.4%로 과반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변용찬 외, 2009:119-120). 교육기회로 부터의 철저한 배제는 사회 참여의 가능성을 현격히 낮추는 기제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지적 능력을 가진 장애학생들에게 대학교육을 보장하는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1995년 장애학생의 정원 외 입학을 허용하는 장애학생특례입학정책이 도입된다. 이 정책은 장애인들의 대학교육참여의 기회를 넓히는 장점을 발휘했고 이를 통해 많은 장애인들에게 대학졸업 후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 하지만 장애학생의 학업이수기반을 다질 중고등과정의 준비가 소홀했고 각 대학은 장애학생들의 충실한 학업수행이나 대학교육의 질에 대한 관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같은 교육의 질 전반에 대한 관리가 부재했던 장애인 대학특례입학제도는 곧 장애인에 대한 특례수업과 특례졸업으로 이어졌다. 결국 장애학생특례입학정책은 일면으로 2000년대 이후 고등교육의 세례를 받은 많은 장애인들을 배출시켜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시키는 가능성을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반면 무자격 대학졸업자들을 양산시켜 사회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학력을 불신하고 고용을 기피하는 부정적인 결과도 유발시켰다.(한국장애인방송. 2009. 10. 19.)

한편 1991년 시행된 장애인고용촉진법으로 이에 근거하여 장애인고용의무제가 시작되었다. 이 법은 상시고용 300인 이상 사업장에 2% 장애인고용을 법으로 강제했다. 이를 어길 경우 벌칙금으로서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부과했고 이를 재원으로 2% 이상 장애인고용사업주에게 고용장려금을 주는 제도이다. 이후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장애인의무고용 사업장은 상시고용 50인 이상 사업장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이 정책은 도입 이후 20년동안 장애인의 노동시장 진입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경증장애인 중심의 사회활동의 참여만 가능케 했을 뿐 중증장애인의 노동시장 진입에는 그다지 긍정적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이성규 외,2006) 1990년대 후반 노동가능 연령대(20-64세)의 장애인/비장애인 고용률을 보면 비장애인의 고용률이 61.7%인 상황에서 장애인전체의 고용률은45.9%였다. 이중 경증장애인 고용률은 51.5%이 반면 중증장애인 고용률은13.4%에 불과했다(변용찬 외. 2003:81) 적어도 2007년 전동휠체어와 활동보조서비스 지원정책, 편의시설정책과 이동권 보장정책이 도입되기 이전까지는 중중장애인들은 노동영역의 참여에서 거의 배제되어 왔다. 예컨대2005년 서울시 장애인고용사업장 2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애인근로자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체장애인 근로자의 경우 1급 장애인은 2.2%의 비중으로만 고용되고 있다. 2급까지 합한다고 해도 비중이 10%를 넘지 않는다. 지체장애인 고용의 90%이상이 3급 이하 경증장애인으로 이루어졌다. 특히나 고용 기피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뇌병변장애인의 경우는 전체 고용장애인 중 단지 1.9%의 비중만을 차지했다(이성규 외, 2006:72).

다음으로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사회참여를 촉진하는 기제가 물리적 접근권과 이동권 보장 관련 정책이다. 1997년 한국에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정책의 시행은 2000년대 이후였다. 2003년 이후 전국적으로 지자체별 편의시설도입을 위한 조례제정운동이 일어났다(허주현, 2004). 이 조례제정운동의 형태로 편의시설에 대한 장애인 사회의 집합적 의지가 지역사회에서 조직적으로 발현되면서 실질적인 정책시행이 가능했다. 장애인의 접근권보장을 위한 편의시설확보가 진정한 의미의 장애인의 사회참여로 귀결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책이 이동권 보장정책이다.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중에서 특히, 중증장애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정책이다. 2005년 국회는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을 통과시킨다. 지하철에서 계속으로 발생되는 장애인리프트 추락사고를 계기로 진행된 장애인이동권연대의 오랜 투쟁의 결과물로 탄생한 이 법은 이동권과 접근권 관련 정책의 도입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다(김도현. 2007). 이에 국가의 의무로서 구체적인 이동편의시설설치기준, 버스/도시철도 이동보장 등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기술했다(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2005.1.27 법률7382호). 장애인 사회활동의 참여에 있어 또 다른 주요 정책으로 2006년과 2007년 사이에 도입된 전동훨체어 지원, 활동보조서비스이다. 2006년에 시행된 전동휠체어에 대한 건강보험적용정책은 중증장애인들의 사회참여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중증장애인전동휠체어국민건강보험확대적용추진연대, 2005). 활동보조서비스는 중증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이끄는촉진기제로 작동한다(김경미, 2005). 2000년대 초반부터 시범적으로 시행되어 활동보조서비스가 2007년 전면 제도화된다. 전동휠체어 건강보험 적용과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라는 이 두 정책은 중증장애인들의 일상생활, 교육, 노동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실질적 참여를 이끌게 된다. 즉 전동휠체어와 활동보조서비스는 장애인 중에서도 중증장애인들의 일생생활과 사회활동 참여를 보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특히, 이전의 1990년대 도입된 장애인 고용촉진정책과 대학특례입학정책이 정책적 실효성을 거두도록 하는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와 더불어 2007년에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 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의 인권보장과 장애인차별에 대한 법적구제정책의 시행을 가져왔다. 특히 차별개념을 명확히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게 차별 해소를 위한 적극적 조치와 정당한 편의제공에 대한 의무를 부여했다. 이러한 법에 근거해 장애인차별시정기구가 설립되어 장애인이 받은 차별에 대한 권리구제정책이 시작되었다(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 2007. 4. 10).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제정과 시행은 일반사회의 명시적인 장애인 차별과 참여배제를 억제하는 장치로서 그리고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위한 물리적, 인식적 토대를 마련하는 도구로서 기능하게 된다.

이상에서 고찰해본 장애인 관련 정책들은 장애인사회 전반에 걸쳐 동일한 비중으로 의미를 지닌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세대별로 서로 다른 체감으로 작동한다. 우리는 장애인 정책이 장애인의 사회적 배제와 차별에 어떠한 상이함으로 수용되고 영향을 미치는 지 생애사적분석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3.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선정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생애 전반에 걸쳐 장애로 인한 노동, 교육, 복지서비스 영역을 중심으로 어떠한 사회적 배제 경험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이야기 할 수 있는지의기준에 준하여 선정했다. 또한 각 세대별로 사회적 배제양상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탐색하고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각 출생년도 별로 연구 참여자들을표집 하였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연구 참여자들을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와 장애인복지관, 장애인단체 등에 의뢰하고 소개받아서 본 연구의 주제나 기준에 적절한 연구 참여자 31명을 최종적으로 선정하였다. 이러한 절차에 의해 선정된 연구참여자들일반적인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우선,성별과 관련하여 여성장애인 13명, 남성장애인18명이며, 출생년도는 1950년생 7명, 1960년생 9명, 1970년생 9명, 1980년생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력은 중졸이하가 15명, 고졸이상이 16명으로 분포되어 있다. 장애발생 시기는 선천성13명, 후천성 18명이며, 장애유형은 지체장애인18명, 뇌병변장애인 13명으로 대부분 지체장애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연구 참여자들로 구성되어있다. 결혼여부는 미혼이 20명, 유배우가 9명이며, 이혼 2명이다. 현재 경제활동여부와 관련해서는 비고용상태가 22명이며 고용상태가 9명으로 분포되어 있다.

2) 자료수집 및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은 연구 참여자들에 대한 심층면접에 주안점을 두었으며 부수적으로 연구 주제에 대한 민감성을 함양시키기 위해 사회적 배제와 관련된 문헌들을 고찰하였다. 본 자료수집기간은 2011년 1월에서 3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었다. 자료 수집은 본 연구자가 직접 연구의 목적과 참여자의 권리를 고지하고 이에 동의를 구한 이후 반구조화 된 질문지를 통해 인터뷰가 실시되었다. 면접은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정도가 소요되었으며 모든 인터뷰 내용은 연구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기로 녹음되었다. 이렇게 녹음된 면접자료를 필사한 후 여러 차례 반복하여 읽으면서 자료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자 노력하였다. 문서로 된 원자료들을 가지고 줄 단위분석을 시행하여 의미단위들을 찾아냈다. 이렇게 찾아낸 의미단위들을 유사한 의미를 가진 단위들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범주화하였다.

4. 연구결과

1) 세대별 노동에서의 배제와 참여

본 연구는 참여자들의 세대와 장애정도에 따라 노동참여에서의 배제양상이 분석된다. 1980년대 이전에까지만 해도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궁핍했으며 사회, 정치, 문화적으로는 장애인들을 억압하는 여건에서 그들에 대한 정책은 단순구호나 시혜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에 세대별 노동참여 영역을 살펴보면 우선, 경증장애인 50년, 60년대 세대 대부분은 무직이거나 아니면 금은방, 문구점, 전파사, 자계 등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또는 전자제품 수리, 봉제 등 저임금 단순기술직에 종사하였다. 이렇게 경증장애인 50, 60년대 세대는 자영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고, 운이 좋은 극소수 고교졸업자들 경우만 공장이나 사무직 참여가 가능했다.

“그때만 해도 장애인한테 뭐 저기했냐면 구두, 시계 그게 최고의 기술이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앉아서 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서 우리 세대가서 학력이 높은 사람들은 거의 안되요. 무학이 한 70% 될 겁니다.”(사례 16-50년대)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만 해도 공부해가지고…. 장애인들은 취직 같은거 된다는 보장도 없고 기술이 나을 것 같아서. 그때는 전자를 배우기 위해 전자기술원…그 당시에는 그런게 많이 있었어요. 다니다보니깐…. 나한테는 그게 안맞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시계를 잡은 거죠.” (사례, 17, 50년대)

90년대 초에 시행되었던 장애인의무고용제도와 2000년대 이동편의증진법의 시행에 따른 이동권 보장 및 각종 복지서비스는 장애인들의 노동영역의 참여를 가능케 했다. 80년대 말 실업상태에 있는 장애청년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운동의 결과로 도입된 장애인의무고용제도는 90년대 초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창설되면서 시행되었다. 이렇게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 시행된 때부터 개인자영업이 아닌 일반고용노동시장에 60년, 70년 세대 경증장애인들의 노동시장의 참여가 이루어졌다.

“88년도 올림픽 때 장애인들이, 장애 운동이 활성화 됐잖아요. 그게… 저한테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이제 국민연금 들어갔을 때도 2% 장애인 고용정책 덕분에 들어간거거든요. 그것도 쉽게 들어간 건 아니었어요. 저는 이게 굉장히 혜택을 봤다고 항상 고마워해야 할. 선배들이 그렇게 운동을 해서 획득을 한 걸로 전 혜택을 봤다고 항상 생각해서 고마워하거든요.”(사례11, 70년대)

하지만 동일한 60, 70년대 세대일지라도 중증장애인들의 경우는 여전히 집과 생활시설에만 갇혀 노동시장 참여에서 배제된 채 지내야만 했다. 참여자들 중 70-80년대 경증장애인들은 장애인 고용촉진법에 따른 의무고용제도입과 이동편의증진법 도입에 영향을 받아 일반사업체 뿐만 아니라 공공 기관이나 기타 장애인 단체에 종사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같은70-80년대 세대의 중증장애인들은 여전히 일반 고용시장 참여는 거의 불가능했다.

“논산에 있는 장애인 수용시설에 사무 보조로…근데 거기 가서 차별받았어요. 저는 직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얘는 봉사자다…. 그렇게 취급받았어요. 당연히 직원이라고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장애인이라고 왜 직원이 잡은 안되고…. 장애인이 그렇게 일하는 것도 좋지 않으냐 만족해라는 그런 분위기도 있었고….”(사례 7, 60년대)

“제가 졸업을 하고. 2000년도에 졸업을 했어요. 대학졸업을 하고 취업을 못했어요. 계속 취업을 못하고 집으로 가지는 않았거든요. 학교주위에 있었었어요. 한 10개월 놀면서 거짓말 좀 보태서 한 이력서 백 개는 넣은 거 같아요.”(사례 26, 70년대)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80년대 세대의 경증장애인들은 그들의 사회생활시점인 2000년대 들어 장애인의무고용제와 고용평등전략으로 인해 다른세대에 비해 일반적인 노동시장의 참여률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동일 세대 중증장애인은 노동시장 참여로부터 배제되었다.

2) 세대별 교육에서의 배제와 참여

본 연구의 참여자들의 세대별로 교육영역에서의 서로 다른 참여수준과 배제양상이 나타난다. 또한 동일 세대 내라 할지라도 장애정도에 따라 교육참여 수준에 차이가 발생되었다. 50-60년대 생 장애인들에게서 교육 영역은 들어가기 힘든 영역이었고 따라서 다수의 장애인들이 깊은 배제의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당시에는 장애인 자체를 학교를 못 들어오게 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 도움이 필요하고 그 때는 특수반도 없었고 하니깐… 학교 갈 엄두도 못하고…가정도 형편이 어렵고 하니깐... 학교하고 나하고는 거리가 멀었어요. 집에 내 있다가.. 솔직히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많이 힘들 땐.. 학교고 공부고 그런 건 별로 ..”.(사례 25)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못 갔어요. 가정형편도 어렵고 가족들도 많고..그래서 저까지 보내줄 형편도 안됐지만 또 저는 몸이 불편하니까 부모님들이 학교를 생각 안한거죠. 너는 이정도 밖에 안되도 감사한줄 알고 다녀라 이런식이죠. 이제 몸이 불편하니까.”(사례6, 60년)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경증장애인들은 의지만 있다면 어느 정도의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60년대 세대의 경증장애인들의 경우는 80년대 이후 고등교육참여에 상당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세대의 중증장애인들은 교육영역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의식적 차원에서의 배제도 있었고 물리적 환경요인에 의해서도 배제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80년대 도입된 특수교육시스템은 생활시설이 있는 기숙형태학교로 운영되었기에 경증, 중증장애인 모두의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80년대 중반 이후 기숙형 특수학교와 일반학교를 통해 중고등교육이 이루어진 그때부터 중증장애인의 정규교육과정의 참여가 점차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학력의 상대적 저하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중증장애인들은 기숙형 특수학교를 통해 중고교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90년대 중반 장애인 교육권확보 운동을 통해 시행된 대학특례입학제도는 70-80년대 출생 경증장애인의 교육영역 참여에 상당한 효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동일 세대 중증장애인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즉 90년대 시행된 이러한 대학특례입학제도는 장애인 일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사실상 중증장애인들의 교육 참여확대에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우리 선배들 같은 경우에는 되게 입학 거절 많이 당하고 했는데…. 지금은 특례입학이 있으니까 오히려 들어가기 쉬워졌는데, 아무튼 그래서 그런 과도기 시절에서 그래도 운 좋게 들어갔고…. 아마 전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났어도…. 그런 거절당한 경험들 너무 많이 당했으니까…. 그런 게 다 도움이 됐던 것 같고”(사례 11, 70년대)

그러나 2000년대 말 이후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다. 2000년 중반에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해 학교 내의 이동편의시설 확충, 교육지원서비스 등을 포함한 중중장애인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지원이 마련됨에 따라 비로소 교육영역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90년대 중반부터 시행되었던 장애인 특수교육진흥법이나 대학특례입학제도가 2000년대 후반 이후 비로소 중증장애인의 교육 참여를 가능케 하는 제도로 작동하게 된다.

3) 세대별 복지서비스에서의 배제: 이동권과 접근권을 중심으로

연구 참여자들의 세대별 복지서비스로부터의 배제분석을 통해 불리한 접근권이나 이동권의 부재가 사회제도 혹은 사회체계로부터 장애인들의 배제를 심각하게 유발시킨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2000년대 들어 활동보조서비스, 각종 바우처 사업, 도우미제도 도입 등 복지서비스 확충으로 개인이나 가족부담이 감소되며 장애인 개인의 자율성이나 독립성이 증진됨에 따라 장애인의 사회영역의 참여 범위가 확장됨을 살펴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1950, 60년대 세대는 가족지원과 개인자원이나 능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는데 비해 1970년, 80년 세대는 노동, 교육, 주거, 이동 등에 제도적인 지원을 상당히 받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2000년대 자립생활이념 도입으로 중증장애인들이 장애인운동의 중심에 서게 되고 그 노력의 결과 장애인 이동편의증진법 제정으로 사회제반에 편의시설이 설치되고, 활동보조서비스 도입 등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70, 80년대 세대의 고등교육참여와 사회활동 참여가 확대되고 장애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증대됨으로 일상생활과 사회참여 수준이 이전보다 훨씬 향상되었다. 특히, 이는 이제까지 철저히 배제되어 왔던 중증장애인 집단의 사회활동 참여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편의시설이 설치되는 있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랑 그렇지 않은 사람이랑 차이가 커요. 계단도 있고 편의시설이 잘 안되어 있으면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가는 것조차도 대개 제약의 폭이 켜요. 우선 장소를 고려해야 하고 주차도 문제고 … 문제가 복잡해지는 거예요. 나도 그렇게까지 에너지가 소진해서는 가고 싶지는 않고요.”(사례 11, 70년대)

1990년대 이후 경증장애인들의 사회참여는 점차적으로 나아졌지만 이에 비해 중증장애인들의 참여는 교육이나 노동 등 그 어떤 영역에서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서야 장애인 단체나 자립생활센터와 같은 국한된 직업영역과 고등교육영역에서 조금씩 참여가 이루어졌지만 이는 극히 일부였다. 하지만 이동권과 접근권, 정보접근권의 확충은 70-80년대생 중증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이전 세대에 비해 큰 폭으로 확보될 가능성을 열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이루어진 장애인 정보 접근권의 확대는 장애인들의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및 사회참여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왔다.

“싸이월드 같은거 인터넷 동호회가 확 불타기 시작 할 때가 그때쯤이 였거든요. 그래서 그때 만났던 사람들하고 대게 많이 돌아다니게 됐고, 새로운 사람들 많이 만났고요.” (사례 10. 70년대)

“작년 굿잡(자립생활센터)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인터넷 정보 같은 것을 사이트에 올리는 것, 그런 일 했었어요. 경제적수입도 30만원 한 달에 지원해줬어요. 한 4개월인가 했어요.”(사례 25, 70년대)

4) 세대별 사회적 배제 극복전략의 차이

연구 참여자들의 생애사 분석에 따르면 세대에 따라 사회적 배제 극복을 위한 전략에 차이가 발견된다. 세대별로 활용한 극복전략에는 공통적인 측면도 있지만 세대 간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는 상이한 시대적 역사적 배경과 장애패러다임, 정책변화 등의 영향이라 볼 수 있다. 우선, 50, 60년대 세대는 절대빈곤과 군부 독재정권이란 공통된 집합적 생애사건을 경험한 세대로 개인의 삶을 통제할 수있는 사회적 경제적 자원형성이 미약할 뿐만 아니라 배제극복 전략 활용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경향을 보인다. (이 세대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걸쳐 진행된 장애인 정책변화와 사회지원이 자신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변화라고 강하게 인식한다.) 이 세대들이 활용한 개인적인 전략은 인내, 자기희생, 순응, 체념등이다. 그와 함께 이들 세대는 70, 80년대 세대와 공통된 전략으로 믿음 생활도 배제극복 전략으로 활용한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어디 가면 취직이 잘 안되고… 일단 돼도 임금이 싸고…. 그냥 식사나 하면 돼지…. 밥만 한끼 먹는 것도 거시서는 과분하다는 식으로 그렇게 했던 때가 많지요.”(사례 4, 60년대)

“인생이 참 살면서 징검다리 같은 것들이.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평탄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진짜 애들하고 힘든 세월을 생각하면…. 주님 없이는 못했을 것 같아요. 제가 그래도 주님을 믿었기 때문에 그리스도 안에서…. 여태까지 견딜 수 있었고, 갈 수 있었고, 한 눈 팔지 않을 수 있었고.”(사례 1, 50년대)

이들 50, 60년대 세대는 사회적 차별이나 불이익에 대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부당함에 저항하기 보다는 배제적인 사회, 경제, 문화적 환경에 순응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또한 이 세대는 장애차별과 배제 극복을 위해 제도적인 전략자원을 개발하고 이끌어내기 보다는 주어진 여건 속에서 국한된 자원을 소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그친다.

이에 비해 70, 80년대 세대들은 장애인에 대한 단순구호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재활과 훈련, 그리고 장애인의 인권과 자기 결정권, 자율성 등을 기반으로 한 자립생활실천이념과 운동의 영향을 받은 세대로 사회적 정책적 지원을 자신들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개념으로 인식한다. 이로써70, 80년대 세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사회구조적이고 환경적인 여건을 개선하고자 당사자들의 집단적인 힘을 규합하며 복지정책과 제도 자원을 이끌어내려는 경향이 두드러짐을 보인다. 또한 70, 80년대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을 상당히 받은 세대이며 시대적으로도 민주화에 힘입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사회운동이나 인권집회 참여를 통해 사회적 불이익과 차별에 대한 저항전략을 활용한다.

“저항의식이 되게 강해서…. 그러다 이제 20대 되고 서울 올라와서 사람들 만나고 장애인 단체를 가보니까 제가 장애인이라는 게 보이는 거예요. 그 전에는 전 사실 장애인이라는 것 보다는 좀 그냥 사회 문제…. 그냥 인간적인…. 여성 문제, 어린이 뭐…. 전쟁이라든지 그런데 관심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자의 반 타의 반 사회와 장애인…. 관심 갖게….”(사례 8, 70년대)

대부분의 70, 80년대 세대들은 50, 60년대 세대보다 노동과 교육을 포함한 사회활동 등에 참여한 축척된 경험과 그로 인한 의식변화로 자신들의 장애를 개인적 비극이라기보다 사회의 억압문제로 인식한다. 이로써 70, 80년 세대 대부분은 자존감, 극복의지 등 긍정의 개인내적 자원과 함께 사회제도적 전략자원도 활용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또한 50, 60년대 세대는 장애인을 가족과 지역사회체계로부터 분리하고 은폐시키는 지배적인 이념의 영향으로 가족, 친구, 이웃, 동료 등 관계망활용을 통한 배제 극복전략은 70, 80년대 세대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비해 70, 80년대 세대의 경우 50, 60년대 세대보다 사회적 관계망을 극복전략으로 활용하는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인다. 참여자들의 배제 극복전략으로 활용된 사회적 지지는 친구, 이웃, 동료, 자조모임, 신앙인, 가족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제도적 물리적 자원만큼이나 배제된 집단인 장애인들의 주요 전략으로 활용됨이 나타난다.

“주로 주위의 친구들, 그 선배들, 후배들 이런 부분들 보고 그렇게 지지를 많이 해주셨고…. 어떻게 보면 저도 장애인이지만 선배들이 주변에 사람들을 많이 아니깐….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도 되게 높았고, 주위의 장애인들이 어떻게 살았더라는 이야기를 나한테 다 애기 해죠….”(사례 26, 70년대)

5. 결론

본 연구는 생애사적 관점에서 1950, 60년대 세대와 1970, 80년대 세대 간의 사회적 배제 경험을 비교 분석했다. 특히, 사회 여러 영역 중에서 노동과 교육, 접근권과 이동권을 주로 다룬 복지서비스 영역을 중심으로 이들 세대 간의 배제 경험 고찰에 주안점을 두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동, 교육, 복지서비스 등 영역에서 세대 간의 배제 경험에 차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1990년대 시행된 장애인 의무고용제, 고용평등전략에 따라 1950, 60년대 경증장애인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가능케 되었지만, 동일 세대 내의 중증장애인들은 여전히 노동시장에서 배제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동편의증진법에 따른 편의시설확충, 이동권 확보, 자립생활패러다임에 의한 활동보조서비스, 전동휠체어와 같은 보장구의 확보에 의해 제한된 직업영역에서나마 70, 80년대 세대 중증장애인들의 노동참여가 이루어졌다.

다음으로 교육영역은 1990년대 특수진흥교육법, 대학특례입학제도에 의해 그동안 교육에서 배제되어 왔던 장애인들 중 60, 70년 세대 경증장애인들의 고등교육 참여가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동일 세대 내의 중증장애인들의 경우 1990년대에 와서도 정규교육 참여에서 계속 배제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동권의 보장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학교 내의 전반적인 환경개선 등이 이루어지면서 70, 80년대 세대의 중증장애인들부터 본격적인 고등교육에의 참여가 가능해졌다.

더욱이 2000년대 접어들어 크게 확대된 복지서비스, 예컨대 편의시설, 활동보조서비스, 전동휠체어, 도우미, 보장구, 특별교통수단 도입 등의 확충은 노동과 교육영역에서 심각하게 배제되어 온 장애인 집단 특히, 중증장애인들의 참여수준을 점차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현상은70-80년대 세대 경․중증장애인 세대 모두에게 현격히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50-60년대 장애인들이 순응적이고 자기극복형태의 배제대응 전략을 구사하는데 비해 70-80년대 출생세대 장애인들은 저항과 사회구조적 환경변화를 통한 배제극복과 참여고양의 전략을 체화한 모습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장애인의 사회참여 또는 사회통합에 긍정적인 기제로 작동할 것이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노동, 교육 등 사회영역에서의 장애의 배제와 참여는 세대와 장애정도에 따라 다르게 전개됐음을 보여준다. 또한 배제극복과 참여촉진을 목표로 한 장애인정책들은 세대별, 장애정도에 따라 시차를 두고 상이하게 작동했음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본 연구를 통해 남겨진 실천적 과제는 두 가지이다. 첫째 이제 시작된 중증장애인의 사회참여를보다 강화시킬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둘째 사회적 지원과 정책적 수혜로부터 배제된 채 한 시대를 살아온 장애인세대들, 즉 50년대 이전 출생한 경증장애인세대와 70년대 이전에 태어난 중증장애인세대의 사회통합을 이끌 정책적 대안은 무엇인가.

[주]
1) 이 논문은 2010년도 정부재원(교육과학기술부 인문사회연구역량강화사업비)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습니다(NRF-2010-330-B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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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20131022 R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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